- ‘DESTINY-Breast06’ 임상3상 결과서 PFS 13.2개월로 화학요법 개선
- 美 이어 EU도 적응증 확대 승인…바카라 전부 표적 치료 영역 넓힌 첫 사례
- 전체 환자 85~90%, 바카라 전부-저발현 또는 초저발현…적용 환자군 확대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는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와 공동으로 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인 ‘엔허투(Enhertu, 성분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가 최근 유럽연합(EU)에서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형(바카라 전부) 초저발현 적응증에 대해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EU 승인은 호르몬 수용체(HR) 양성이면서 바카라 전부-저발현(IHC 1+ 또는 2+/ISH-) 또는 바카라 전부-초저발현(IHC 0 중 세포막 염색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내분비 치료를 받은 이후 더 이상 내분비 치료가 어려운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유럽에서 바카라 전부-초저발현 환자까지 적응증이 확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엔허투는 지난 1월 미국에서 해당 적응증을 대상으로 승인받았다.
이번 승인은 내분비 치료를 받은 후 더 이상 내분비 치료가 어려운 전이성 유방암 환자 866명(바카라 전부-저발현 713명, 바카라 전부-초저발현 153명)을 대상으로, 엔허투(5.4㎎/㎏)와 기존 화학요법(카페시타빈, 파클리탁셀, 나브-파클리탁셀)을 비교한 글로벌 임상3상(DESTINY-Breast06)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해당 결과는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회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을 통해 발표됐다.
임상 참가자들은 이전에 전이성 질환에 대해 화학요법을 받지 않았으며, 최소 2차례 이상의 내분비 치료를 받았다. 또 CDK4·6 억제제와 병용한 1차 내분비 치료에서 6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됐거나, 보조요법으로 받은 내분비 치료 이후 24개월 이내에 재발한 경우에도 임상에 포함됐다. 바카라 전부 상태는 전이 진단 시점 또는 그 이후에 확보된 종양 표본을 바탕으로 평가됐다.
1차 평가변수는 HR 양성이면서 ‘바카라 전부 단백질이 낮게 발현된(바카라 전부-저발현)’ 환자군에서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이다. 이외에도 바카라 전부-저발현 및 바카라 전부-초저발현 환자를 모두 포함한 전체 시험군에서의 PFS, 전체 생존기간(OS), 객관적 반응률(ORR), 반응 지속 기간(DoR), 첫 번째 후속 치료 또는 사망까지의 시간 등 다양한 지표가 부차적으로 평가됐다.
중간 분석 결과, 엔허투는 기존 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카라 전부-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엔허투 투여군의 PFS는 13.2개월로, 화학요법 투여군의 8.1개월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바카라 전부-저발현과 초저발현 환자를 모두 포함한 전체 분석군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확인됐다. 위험비(Hazard Ratio)는 0.64로, 이는 엔허투 투여군에서 질병이 진행되거나 사망할 위험이 화학요법 투여군에 비해 약 36% 낮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바카라 전부 초저발현 환자군에서도 엔허투의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치료옵션이 거의 없었던 바카라 전부 초저발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바카라 전부 검사를 받은 HR 양성, 바카라 전부 음성 환자 중 약 85~90%가 바카라 전부-저발현 또는 초저발현으로 판정됐다.
HR 양성, 바카라 전부 음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이 중 상당수는 바카라 전부 단백질이 미세하게라도 발현되고 있지만, 기존에는 바카라 전부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초기에는 내분비 기반 치료를 받지만, 치료 효과가 떨어지면 기존에는 반응률과 예후가 좋지 않은 화학요법으로 전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바카라 전부의 이번 EU 승인에 따라 다이이찌산쿄에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1억2500만달러(약 1800억원)를 지급할 예정이다.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는 다이이찌산쿄가 바카라 전부 제품 판매를 담당하며, 아스트라제네카는 해당 매출에서 발생하는 이익 일부를 ‘연합 수익(alliance revenue)’ 형태로 회계에 반영할 계획이다.